voter turn out (rate)으로 검색을 해보니 아주 유용한 사이트가 있군요.
http://www.idea.int/vt/를 참조하면 국가별 통계를 볼 수 있구요, 투표율에 대한 주요 사항은
http://www.idea.int/vt/findings.cfm 에 정리되어 있군요. 그 중에 이런 표현이 나오네요.
"Turnout in Western Europe and North America and the Caribbean has remained fairly constant over the last 50 years..."
음, 너무 많이 타이핑했군요. ^^
퍼센트인지 퍼센트 포인트인지, 정말 8%/포인트인지 등은 저도 궁금하니 연구결과를 발표해주시면 고맙겠네요.

제가 보던 어떤 자료에서
87민주화 이후 한국의 투표율을 대선/총선별로 쭉 나열해놓고, 한국은 투표율이 20% 이상 하락했으나, 선진국은 이 기간동안 8% 하락했다는 짤막한 언급이 있었어요.
문맥상 %p가 맞지 않을까 싶은데, 선진국 자료는 알 수가 없어서 여쭤봤던 거였어요. 근데 선진국을 어디까지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군요ㅠㅠ

결론은 제 질문이 바보같은 것이었네요.

세헌님이야 원문에서 의문이 들었던 것이니 바보스러운 것은 아니었죠. 그런 호기심은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해요.^^
선진국이라도 투표율은 차이가 많이 나요. 호주는 일종의 강제투표제라서 95% 정도의 투표율을 보이죠. 서구에 비해서 미국이 투표율이 낮은데,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미국 투표자들의 이념적 정향이 약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봅니다. 서구는 좌우가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반면,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보수 우익 정당이죠. 선거에서 투표자 대부분이 두 정당 중 하나를 지지하구요.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투표소에 가면 본인 확인하면 투표용지를 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본인이 선거인 등록을 해야 선거권이 주어지는 시스템이어서, 하루하루의 생계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저소득층, 소수민족의 투표율이 낮고, 주로 안정적인 경제기반을 갖는 중산층 위주의 선거참여행태를 갖기 때문에 보수적인 정책의제 설정이 이루어지면서 공화/ 민주 보수 양당체제를 형성하게 되어서 보수적인 사회/ 경제정책이 이루어지고, 자연히 저소득 소외계층은 실망하여 선거참여율이 낮아지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면서 중산층 이상의 정치적 이익이 과대대표되는 보수양당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제가 언젠가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는데, "ET" 소녀로 유명한 드류 베리무어가 "선거인 등록" 격려 운동차 나왔었는데, 우리나라 선관위에서 연예인들을 모델로 하여 투표참여운동을 하는 것 같더군요..사실 선거인 등록을 하였다 하더라도 투표 참여를 하지 않으면 말짱 꽝인데..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오프라가 방청객으로 나온 흑인 여교사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 흑인 여교사는 "이제까지 선거인 등록을 하지 않았다. 선거인 등록을 하면 배심원단에도 뽑힐 수 있고, 여러가지 해야 할 사회적인 의무가 있어서 안했다" 하더군요..

94년에 미국 중간선거에서 클린턴이 "의료보험 전면 실시", "총기 규제", "선거인 강제 등록"이라는 어찌보면 미국사회의 근본을 흔들 수 있는 이슈를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선거를 치렀지만, 결국은 공화당의 의회 다수당 획득이었지요..공화당이야 원래 보수정당이니 선거인 강제등록 시스템이 되면, 저소득층, 소수민족의 발언권이 강화되어서 자신들의 기득권력이 사라지니까 당연히 반대하는 것이고, 민주당은 상대적인 개혁정당으로서 외연확대보다는 오히려 저소득층, 소수민족을 자신들보다 더욱 강하게 대변하는 진보정당의 대두로 자신들의 위치가 침식, 대체되는 일이 벌어질까 반대하는 것이지요..19세기 영국의 투표권 확대과정에서 보수당과 경쟁하던 자유당이 노동계층까지 투표권이 확대된 결과 20세기 넘어서는 노동당에 진보정당의 위치를 넘겨주고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진 일이 다시 자기들에게 벌어질까 두려운 것이죠..

특히, "승자독식제도"로 인하여 소수투표자의 "사표화" 현상이 심화됨으로써 소수투표자의 선거참여유인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성 정치권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수준은 협애하여 미국식의 보수양당구조하에서 "주기적인 선거에 의한 정권의 교체"만으로 민주주의 완성으로 자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정당이 대중의 정치적 이해갈등을 조직화하고, 공론장에서의 토론을 유도하여 정책에 반영하게 함으로써 다시 대중의 정치참여를 유도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사회 경제적인 변화 열망을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슈퍼 스타로 보이는 사람"이 어느 순간에 나타나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것을 다 해 줄 것"이라는 자기최면과 환상에 젖어 있다가,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시 급실망 모드가 되는 현상이 "민주화"이후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지요..2002년 월드컵 응원 열기와 촛불집회의 흥분 속에서 집권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짱"현상과 집권 말년의 "모든 것이 노무현 탓이다"는 댓글 놀이, 그리고 사그라지는 노무현 환상 파동 속에서 새롭게 일어나는 "경제전문가", "성공한 CEO" 이미지의 이명박 신드롬과 집권후의 급격한 시장화 정책에 대한 반발과 국내외적 정책의 무능에 대한 격분으로 일어난 최근의 촛불집회의 파동..민심은 끊임없이 변화의 갈망으로 요동치지만, 그 갈망을 정치적으로 승화하고 조정하려는 정치 리더쉽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주류 정치집단의 성향이 미국적인 보수양당구조의 덫에 걸린 탓인듯 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은 당연히 진보적인 의제 설정을 거부하고, 다시 야당인 된 민주당은 이전 야당시절의 "찬 밥"은 옛날에 잊어버렸고, "여전히 고기 뜯던 시절의 포족함"을 잊지 못하고, 그저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실수로 집권하였던 것처럼, 자신들도 한나라당이 헛발질 하기만 기다리다 반사이익으로 집권할 몽상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진보적인 의제의 설정은 지금의 안정적인 보수양당구조하에서 "주고 받기" 게임의 근간을 흩트리니 싫어하는 것이지요..손학규 대표는 촛불집회에 참가하면서 "야당의 위치에 대한 자괴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자괴감의 근원은 야당이 야당다운 생각을 하지 않고, 어영부영 여당 비스무리하게 행동하면서 여당 실수할 때만 기다려서 한몫 챙길 궁리만 하는, 자기 정체의 근본에 대한 성찰이 없기 때문이지요..

분더혼님의 예리한 지적, 공감이 됩니다. 덧붙여서 우리나라의 주요 정당들이 보수화된 구조적 요인으로 분단 상황도 크게 한 몫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병길선생님, wunderhorn님,
부연설명 감사합니다^^
고대 최모교수님의 경우 "우리사회의 가장 큰 균열은 대표된 정당과 대표되지 못한 시민사회의 균열"이라고 하셨는데, 두분의 말씀에 따르면 이것이 미국에도 적용된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ps. 안병길선생님, 혹시 정치사상과 관련하여 초심자가 쉽게 접근할만한 책 알고 계시면 추천해주세요. 서양사를 잘 몰라서인지, 자유주의, 공화주의 나오면 완전 안드로메다로 가는 느낌이에요ㅠㅠ

입문 수준에서는 정치학 개론서에 나오는 정치사상 부분 정도만 참조해도 될 것입니다.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님들이 공저한 "정치학의 이해"가 있군요. 좀더 들어가고 싶으면 정치학과 유홍림 교수나 서강대 정외과 강정인 교수 저서들 중 관심이 가는 내용을 보시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결국 주어진 구조적 조건 하에서 정치 행위자의 "선택"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과 두드러지게 다른 구조적 조건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분단, 짧은 민주주의 역사, 그리고 아직 미숙한 정당정치 등입니다. 따라서 미국보다 우리가 더 균열이 심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빠른 답변 감사드립니다^^
아.... 정치학의 이해......ㅠㅠ 제가 얼마전에 읽으려다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해버렸던 책인데....ㅠㅠ 경제학도 어렵지만, 정치학도 만만치 않네요....ㅠㅠ